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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시간에 아픔 더하기am.12:01, Monday







'이별은 삶의 경험일 뿐이다.
세상의 모든 게 끝난 마냥 무서운 일을 당한게 아니라
그저 삶의 일부분을 경험하고 있는 것 뿐이다.'

'좋은 이별'이라는 책에 적혀져 있는 내용이라고 한다.
물론 읽어보진 않았지만, 아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책 제목이다.

이별이라는 건 하나의 경험에 불과하다라고 아주 우습게 언급되어 있다.
물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배운 것도 잃은 것도 많겠지.
그래서 기나긴 삶의 한 부분으로만 언급했나보다.


생각해보니 나 역시 꽤 많은 이별을 해 봤는데도 불구하고
참 많이 아파 고생해 봤던 적은 딱 한번 뿐이었다.
나머지 경우에는 크게 아프지 않았고, 그저 위에 언급된 것 처럼
내가 살아가는 과정 중 일어난 사건이라고만 치부해 버렸다.
그래서 표현할 것도 없었고 눈물흘릴 이유도 없었다.

참 잘못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.
모든 이별은 아픈 법이고, 그 아픔이 시간이 지나 상처가 치유되고
다시 똑같은 반복을 하지 않도록 인생의 밑거름으로 써야하는 법인데
아무생각없이 시간의 흐름에 그냥 맡겨버렸다.
그러다보니 잊는 것도 쉬웠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며
가슴 깊이 있는 공간까지 날 집어넣지 않았던거야.



나도 모르게 그 혹독한 아픔과 슬픔이 아직 남아 있더라.
없는 줄 알았지만,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흔적이 없는 줄 알았지만
삶의 틈 사이사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어.
슬픔은 충분히 슬퍼하면서 풀어야 했고
화를 충분히 표현하며 분출했어야 했고
꾸역꾸역 넣어둔 눈물폭포를 확 쏟아냈어야 했다.
그런데 그러지 못했다. 아니 그러지 않았다.

너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.
그렇게 느껴야 하는 아픔들이 지독히도 싫었다.
이별때문에 1년이 넘도록 너무나 아파보고 난 후
다시 그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게 너무나 두렵고, 그래서 이별아픔을 만질 수 조차 없게 된 것이다.
그러다보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됐고 항상 제자리를 맴돌고만 있는 날 발견하게 되었다.
그 한번의 경험때문에..


다시 아파볼 용기는 여전히 없다.
하지만 같은 실수를 위해 맴도는 행동은 안해야겠다는 생각은 든다.
사랑따위 잠시 접어 두고
회사에서는 일에 열중하고 집에서는 게임에나 열중할까 한다.
연애세포도 이제 다 죽었고, 내 몸도 제기능을 하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.

그래서,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, 전화번호도 바꾸고 내 근무지도 대구로 옮겨
고향집에서 요양하면서 다시 천천히 내 가슴을 쓰다듬어볼까 싶다.
결혼에 목말라 발버둥만 치던 몇년이 참 아쉽기만 하고
결단력과 뉘우침 없이 스스로를 시간에만 방치해 둔 내 자신이 밉기만 하다.

쇄신이 필요할 시점이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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6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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